법률 플랫폼 종속, 얹힌 채 남는가
작년 가을, 한 변호사가 카페에서 노트북을 열어 제게 화면을 보여 줬습니다.
법률 플랫폼 프로필 페이지였습니다. 별점, 답변 수, 노출 순서. 본인이 2년 동안 공들여 채운 칸들이 한 화면에 빼곡했습니다.
그날 아침 그분이 한 말이 아직 기억에 남습니다. "어젯밤에 정책이 바뀌었더라고요. 제 순서가 한참 뒤로 밀렸어요."
정책이 바뀐 아침에 벌어진 일
플랫폼은 어느 날 아침 노출 기준을 바꿉니다. 그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2년을 채운 답변과 별점은 그대로였는데, 그것들이 화면에서 놓이는 위치가 하룻밤 사이에 달라졌습니다. 위로 올라가려면 새로 마련된 상위 노출 상품을 결제하라는 안내가 떴다고 했습니다.
그분은 화가 났다기보다 멍한 표정이었습니다. "제가 2년 쌓은 게, 제 게 아니었던 거예요."
저는 그 표정을 압니다. 27년 전, 큰 사진 중개 사이트에 매달 자리값을 내며 손님을 받던 시절, 그 사이트가 수수료 정책을 바꾼 아침에 저도 똑같은 얼굴을 했거든요.
남의 마당에 차린 좌판
플랫폼에 얹힌 자리는, 잘 들여다보면 내 가게가 아니라 남의 마당에 펼친 좌판에 가깝습니다.
마당이 붐비니 손님이 오는 건 맞습니다. 다만 좌판을 어디에 놓을지, 옆에 누구를 세울지, 자릿세를 얼마로 매길지는 전부 마당 주인이 정합니다. 남의 마당에 얹힌 자리는 붐빌 땐 편하지만, 주인이 규칙을 바꾸는 아침이면 내가 쌓은 것도 함께 흔들립니다.
좌판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처음 장사를 트는 사람에게 붐비는 마당은 분명 빠른 길입니다.
다만 거기서 쌓은 별점과 답변은, 마당을 떠나는 순간 따라오지 않습니다. 빌린 진열대 위의 물건이지, 내 이름으로 등기된 자산이 아니거든요. 일 년을 채워도 마당이 문을 바꿔 걸면 그 자리는 그날로 다음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그래서 그분이 옮겨 둔 것
그 변호사는 플랫폼을 당장 떠나진 않았습니다. 들어오는 길은 들어오는 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다만 매달 플랫폼에 쏟던 시간과 비용의 일부를, 떠나도 따라오는 자리로 옮겨 두기로 했습니다.
- 본인 분야 의뢰인이 밤에 검색창에 적는 구체적인 질문을, 플랫폼 답변이 아니라 본인 이름의 글로 받아 적습니다.
- 그 질문(롱테일 키워드)에 정직한 답을 한 편씩 자기 사이트에 답니다.
- 그렇게 쌓인 글이 검색에 자리 잡아 사람을 데려오는 흐름, 이걸 오가닉 유입이라고 부릅니다.
플랫폼 프로필이 남의 건물에 세든 사무실이라면, 본인 이름으로 쌓은 글은 명의가 본인에게 있는 자리입니다. 한 사이트에 한 변호사, 월 정액으로요. 빌린 마당과 등기된 자리가 일 년 뒤 어디에 서 있는지는 광고로 빌린 통로와 스스로 쌓은 통로에 나란히 적어 두었고, 끄거나 떠나는 순간 왜 사라지는지는 키워드 광고를 끄면 사라진다에 따로 풀어 두었습니다.
플랫폼을 끊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플랫폼을 끊으라고 권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개업 초기처럼 당장 사람들 눈에 띄어야 할 때, 붐비는 마당은 분명 빠르고 쓸모 있는 도구입니다. 직접 운영할지 맡길지가 고민된다면 직접 할지 맡길지 고민될 때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다만 거기에만 얹힌 채로는, 규칙이 바뀌는 아침마다 내 자리가 흔들린다는 사실은 떠나기 전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비중을 정하는 것과, 모른 채 매달 마당에만 붓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나가는 돈을 줄이는 다른 길은 마케팅 비용을 아끼는 다른 길에서 이어서 적었고, 멈추는 순간 왜 끊기는지는 끄면 사라지는 것에 대하여에 풀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변호사 법률 플랫폼, 계속 써도 되나요?
써도 됩니다. 다만 거기서 쌓은 별점과 답변은 플랫폼을 떠나면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은 알고 쓰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들어오는 길로 두되, 본인 이름의 자리도 함께 쌓아 두면 한쪽이 흔들릴 때 기댈 곳이 생깁니다.
법률 플랫폼 종속이 왜 문제가 되나요?
플랫폼이 노출 기준이나 수수료 정책을 바꾸면, 그동안 쌓은 자리가 하룻밤 사이에 뒤로 밀릴 수 있어서입니다. 본인이 통제할 수 없는 규칙에 자리 전체를 얹어 둔 상태가 종속입니다.
플랫폼 대신 내 사이트를 쌓으면 검색 1위가 되나요?
검색 순위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사건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가 검색에 노출되도록 본인 이름의 정직한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뿐입니다. 자리 잡기까지는 보통 수개월이 걸립니다.
급히 연락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글 한 편으로 결정하지 마시고, 느리게 짓는 통로가 결국 남는다 같은 글을 두세 편 더 읽어 보신 뒤 마음이 정해질 때 전화 주셔도 늦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정직하게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플랫폼에서 시간을 옮긴다고 그 달부터 문의가 늘진 않습니다. 본인 이름으로 쌓은 글이 검색에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마당의 북적임을 일부 내려놓는 게 가장 견디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관점을 정리한 것이며, 특정한 수임 결과나 검색 순위를 보장하지 않습니다.